안녕하세요. 산업본사 인사총무부 대리 이현정입니다. 그동안 대성가족 우리가족에 글을 남겨주실
사우 분들을 섭외해왔는데, 오늘은 제가 직접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에 다소 부정적이었던 제가, 2023년 6월 지금의 신랑을 만나 10월부터 연애를 시작하고 12월에 아기가 생긴 것을 확인하면서 그다음 해 2월 초스피드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사귀기로 한 날부터 결혼식장에 들어가던 날까지 약 4개월, 정말 운명처럼 찾아온 신랑과 우리 아기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신랑과 저는 일을 하다 만났습니다. 2023년, 제 회사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는 산업본사 사무실 이전 작업이었습니다. 그 때는 몰랐어요, 그 일이 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을 안겨줄 줄. 현실의 아이러니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합니다.
신랑은 9층 본사 인테리어 현장을 책임지는 (거래처) 담당자였고, 저는 발주처(본사) 담당자였습니다. 인테리어와 이사를 준비하는 몇 개월 동안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저에게 몰리면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업무와 연락, 의사결정, 조율, 공지로 정신없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아침 일찍 화장을 해도 야근 후엔 화장이 지워진 쌩얼 상태였고, 밤마다 보상 심리로 돈가스를 시켜 먹다 보니 외모는 어느새 슈렉 부인 같아졌습니다. 그 최악의 외모를 본 신랑은 당연히 저에게 이성적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저는 5킬로그램이 빠지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무렵이 신랑이 저에게 반한 순간이었다고 하더군요. 어느 날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날의 제 모습이 예뻤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그는 일주일 넘게 “대체 왜 이 여자가 자꾸 생각나지?”라며 고민했지만, 결국 마음이 점점 커져 갔다고 해요.
인테리어 공사 마지막 날, 신랑은 임시 출입증을 반납하러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때의 만남이 저희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버렸어요. 그 후 한 차례 식사를 하게 됐는데, 이분이 자꾸 제게 플러팅 멘트를 던집니다. 그래서 제가 “뭐지?” 싶어 물었어요. “지금 그런 말들은 나를 여자로 봐서 하는 말이냐고.” 그랬더니 맞대요. 그의 시원시원한 고백과 옆구리를 자극하는 가을의 쌀쌀한 날씨, 그리고 “제발 우리 딸 연애했으면”하는 제 부모님의 바람이 저희 사랑의 시작을 응원한 것만 같네요. 그렇게 약 두 달간 바쁜 회사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며 달콤한 연애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12월 중순, 저와 신랑은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결혼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시작한 만남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결혼식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두둥. 아기가 생긴 것을 알게 된 거죠.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저의 최대 강점인 추진력으로 2024년 2월중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요즘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 1년 이상 걸린다고 하는데, 한번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나가는 급한 성격 탓에 두 달 만에 웨딩드레스를 입는 데 성공했어요. 제 결혼을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대성 임직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2024년 8월,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이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폭풍 성장해서 벌써 만 6개월이 되었고요. 다른 아기들에 비해 잘 먹고 빨리 뒤집고 벌써 기어다니는 등 활동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전반적으로 정적인 저보다는, 과거 한때 운동선수였던 아빠의 역동성을 닮은 것 같아요. 요즘은 아빠와 엄마를 알아보는지 눈을 마주칠 때마다 활짝 웃어주는데, “아, 이래서 다들 둘째 셋째를 낳는구나” 싶습니다. 생애 그 어떤 순간보다도 큰 행복을 느끼는 나날입니다.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양가 부모님은 저희 나이가 있는 만큼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둘 다 결혼은 남의 일인 듯 비혼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니 더 그럴 만합니다. 특히 아기가 태어난 후에는 각자의 부모님께 드디어 효도를 한 것 같았고, 양가 어르신들은 진심으로 행복해하셨습니다. 아기가 한 명 있으니 집안 분위기가 정말 달라지더라고요. 2024년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출산휴가만 짧게 사용하고 바로 복직하는 바람에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고, 하루하루가 빠듯하게 바빴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도 느꼈고, 무엇보다 아기가 주는 기쁨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들 어떠실지 모르겠는데, 사실 저는 결혼 전에 경제 감각이 부족해서 회사에서 주시는 월급에 큰 불만 없이 적당히 저축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한량처럼 살았습니다. 월급날 다들 꼼꼼하게 챙겨본다는 급여 명세서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현실 감각이 제대로 자리 잡더군요. 이제는 월급과 지출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와 인생 설계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게 이런 걸까요?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가정을 이루면서 갑자기 모든 것이 다 바뀌었습니다. 휴일에 아무것도 안하고, 넷플릭스 보면서 멍때리고, 15시간씩 잠을 잤던 결혼 전 한량 시절의 저는 이제 더 이상 없으니까요. 육아 선배님들!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야 ‘아 좀 편하다’ 생각이 들까요? 하하하
2025년에는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새로운 목표도 세우고, 더 단단해진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대성 가족 여러분들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더더욱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산업본사 인사총무부 이현정 대리